녹지 격차가 키운 폭염…동대문 지표면 43도
핵심 요약
동대문구는 서울에서 녹지 면적이 가장 작고 지표면 온도는 43도로 가장 높았다. 1인당 녹지가 적은 동대문구와 영등포구에서 온열질환 피해가 두드러졌다. 도심 열기를 낮추기 위한 외벽 색상 규제와 장기적인 녹지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녹지 면적이 가장 작은 동대문구가 지표면 온도는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2024년 위성 자료에서 동대문구의 지표면 온도는 43도로 측정돼 서초구의 37.8도보다 5.2도 높았다. 지난 3일 정오 청량리역 광장에서는 뜨거워진 아스팔트 위로 ‘왕산로 빛의거리’ 조명 시설물 공사가 진행됐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거주한 50대 강모씨는 조형물보다 나무를 늘려야 한다며 여름이면 시멘트 바닥의 열기 탓에 걷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지리정보시스템과 위성 자료로 산출한 동대문구의 녹지 면적은 1.3㎢에 그쳤다. 서울에서 녹지가 가장 넓은 서초구 19.6㎢와 비교하면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주민 한 명이 누릴 수 있는 녹지도 동대문구는 3.61㎡로 1평 남짓에 불과해 25개 구 중 최하위였다. 1인당 녹지 면적이 가장 넓은 종로구는 75.61㎡였고 서초구는 48.64㎡로 뒤를 이었다. 녹지가 1㎢ 늘어날 때 지표면 온도는 약 0.23~0.25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녹지가 적은 지역에서는 폭염 피해도 두드러졌다.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첫날인 지난 5월 15일 동대문구에서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동대문구의 누적 환자는 10명으로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다. 동대문구 다음으로 1인당 녹지가 적은 영등포구에서는 서울 최다인 28명의 누적 환자가 집계됐다. 폭염이 일상화하고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녹지 접근성이 낮은 거주지를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해동 계명대 기후환경공학과 교수는 빛 반사율이 흙은 60%지만 아스팔트는 10%에 불과해 도심의 인공 구조물이 열을 더 오래 품는다고 설명했다. 도심 온도와 열대야를 줄이려면 건물 외벽을 밝은 색으로 칠하도록 해외 사례와 같은 규제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녹지 면적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에서 2050년까지 도시 면적의 50%를 녹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폭염에 대비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