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조롱 게시물 첫 심의, 법 적용 판단 미뤄
핵심 요약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 게시물 11건에 대한 방미심위의 첫 심의가 의결 보류됐다. 위원들은 게시물의 해악에는 공감했지만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적용 범위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방미심위는 제도연구반의 검토 결과를 청취한 뒤 해당 안건을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거나 비하한 소셜미디어 게시물 11건이 6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처음 올랐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방미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개정 정보통신망법 적용 여부를 검토한 뒤, 해당 게시물이 법에서 정한 혐오·차별 정보에 해당하는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의결을 보류했다.
심의 대상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나체 사진과 합성하거나 변기에 내려보내는 모습으로 만든 게시물, 노래 가사에 ‘운지’와 ‘부엉이바위’ 등을 넣어 죽음을 희화화한 콘텐츠가 포함됐다. 권양숙 전 여사를 성희롱하는 게시물도 다뤄졌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는 이런 콘텐츠만 게시하는 별도 계정이 있었고, 지난 5월 극우 성향으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이 계정을 연락 창구로 이용해 봉하마을에 들어간 일도 있었다. 노무현재단은 최근 해당 게시물들을 불법 정보로 심의해 달라고 신청했다.
지난달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지역과 성별,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차별·증오를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 정보로 규정해 유통을 금지한다. 심의위원들은 게시물의 사회적·윤리적 해악이 크다는 점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법 적용 범위를 놓고 갈렸다. 김준현·최선영 위원은 상당수 게시물이 자살자를 집단적으로 폄하한다는 점에서 규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민정 위원은 전직 대통령을 사회적 신분에 포함하면 보호 대상이 정치적·공적 지위까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선영 위원은 개정법 적용이 어렵다면 기존 사회질서 위반 심의규정을 활용해 접속을 차단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재논의하자는 판단이 우세해 표결은 4대 1로 의결 보류가 결정됐다. 위원회는 사무처의 제도연구반 검토 결과를 들은 뒤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노 전 대통령 관련 조롱이 지역 차별이나 자살자 폄하 중 하나로 한정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혐오 놀이로 번졌다며, 정치적 남용을 막으면서도 사회적 해악을 세밀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