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학대 신호에도 보호받지 못한 11세
핵심 요약
천안의 11세 아동이 학대 피해를 진술한 지 사흘 만에 숨졌다. 네 차례 의심 신고에도 가해자로 지목된 외조모와의 분리 및 시설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교회 목사를 구속하고 외조모의 구속영장 신청과 학대 경위 수사를 진행한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A군이 학대 피해를 호소하며 경찰서를 직접 찾은 지 사흘 만에 숨졌다. A군은 지난 2일 식당 관계자와 함께 경찰서를 방문해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외조모와의 실질적인 분리나 보호시설 인계는 이뤄지지 않았고, A군은 교회로 돌아갔다.
지난 5일 오후 8시 49분께 교회에서 A군이 아프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된 A군은 약 3시간 뒤 사망했다. 경찰은 몸에서 발견된 상처와 A군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교회 목사를 구속했다. 외조모 B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군과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과 2024년 각 한 차례, 이달 초 두 차례 등 모두 네 건이었다. 2021년에는 취학 연령인 A군에 대한 보호자의 방임이 의심됐지만 취학 의무 유예 신청이 거듭 승인됐다. 이후 세 건은 모두 B씨의 학대가 의심된다는 내용이었다. B씨는 2024년 신고로 수사를 거쳐 기소돼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A군은 출생 직후부터 교회에서 지내며 B씨와 따로 살았고, 최근까지 학교에 다니지 않은 채 홈스쿨링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교회 밖에서 주민과 대화하거나 식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과 천안시는 교회 체류와 B씨 분리를 검토했으나 시설 환경과 A군의 심리·행동적 특성 등을 이유로 즉시 보호시설에 인계하지 않았다. B씨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도 법원에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됐다. 경찰은 목사와 교회 관계자, B씨의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으며, 천안시는 보호 과정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