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남부 종교 갈등 격화, 경찰 발포로 사망자 발생
핵심 요약
네팔 남부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충돌로 경찰 발포 등 3명이 사망했다. 힌두 단체의 항의 시위가 정부 청사 방화와 약탈로 번져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총리는 공정한 조사와 책임자 엄벌을 약속했지만, 사태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네팔 남부 코시주 순사리 지역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충돌이 발생해 경찰 발포 등으로 3명이 사망했다. 지난 26일 밤 축제 도중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양측의 충돌은 힌두교도 행렬의 깃발과 음악 소리를 둘러싼 시비로 번졌으며, 현장에 투입된 군경 수백 명이 통제에 나서는 과정에서 경찰 발포로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한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나흘 만인 30일 사망했고, 이후 힌두 단체들이 경찰 발포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분노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 청사와 쇼핑몰, 경찰 초소 등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약탈했으며, 당국은 순사리 등 네팔 남부 대부분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시위는 계속돼 인접한 마데시주 시라하 지역에서 전날 참가자 1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팔은 인구 2천900만여 명 중 힌두교도가 80% 이상, 무슬림이 5%가량으로 힌두교도가 압도적 다수다. 2008년 군주제 폐지와 세속국가 선언 이후 종교 간 큰 충돌은 없었지만,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비슷한 규모로 거주하는 남부 지역에서는 두 종교 간 갈등이 종종 표출돼 왔다. 이번 사태는 그러한 남부 지역의 오랜 갈등이 폭력 사태로 번진 사례로 평가된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발렌드라 샤 총리는 전날 자제를 촉구하며 첫 대국민 영상 연설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하고 책임자 엄벌을 밝혔다. 경찰 측은 공공기물 보호와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지만 발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반정부 시위로 정권이 축출되고 70여 명이 숨진 경험이 있는 네팔에서 이번 사태가 정치적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