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계열 16곳 교섭 단일화 요구 본격화
핵심 요약
네이버 노조가 본사와 계열사의 임금·단체협상을 하나로 묶는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16개 법인에서 연간 150회 넘는 교섭이 열리고 교섭위원 100여명이 1000시간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노조는 20일 선포식을 열며, 네이버제트에서는 쟁의행위 투표가 98% 찬성으로 가결됐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본사와 관계 계열사로 나뉜 임금·단체협상 체계를 하나로 묶는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계열사의 임금과 인센티브, 근무제도 등 핵심 노동조건을 본사가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실제 운영 구조에 맞춰 교섭 창구도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법인마다 유사한 협상을 되풀이하면서 노사 모두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본사를 계열사의 실질적 사용자로 규정했다. 네이버지회에는 네이버와 관계 계열사 28개 법인 소속 조합원 6200여명이 가입해 있으며, 교섭이 진행되는 16개 법인에서는 한 해 150회가 넘는 협상이 열린다. 노사 교섭위원 100여명이 연간 1000시간 이상을 투입하고 법인별 법률 자문 비용도 발생한다.
법인별 협상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고, 자회사들은 네이버 본사의 임금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사측 제시안조차 내놓지 못한 뒤 본사 합의 직후 같은 수준으로 타결되는 흐름을 보여 왔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를 통합교섭의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으면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관련 활동을 본격화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 노조도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98%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사측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연봉 동결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본사와 같은 5.3% 인상을 요구했다. 실제 파업이 시작되면 네이버 그룹 출범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지난 6월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첫 본사 차원의 파업을 겪은 상황에서 네이버의 통합교섭 모델이 자리 잡으면 다른 판교 IT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