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정류장 유무에 엇갈린 폭염 대기
핵심 요약
수원의 한 일반 버스정류장에서 폭염 속 측정 온도가 40도를 훌쩍 넘었다. 냉방시설을 갖춘 스마트쉘터와 일반 정류장의 대기 환경은 뚜렷하게 갈렸다. 온열질환 증가 속에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정류장 냉방시설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6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 인근 버스정류장의 디지털 온도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양산을 쓴 시민들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버스를 기다렸고, 아스팔트 지열까지 더해져 금세 땀에 젖었다. 사방이 열린 승강장은 강한 직사광선을 제대로 막지 못해 짧은 대기조차 버거운 모습이었다.
수백 미터 떨어진 스마트쉘터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 버튼을 눌러 유리문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 에어컨에서 나온 찬 공기가 내부를 식혔고, 전광판에는 버스 도착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일반 정류장 이용자는 잠시 서 있어도 기운이 빠진다고 호소한 반면, 밀폐형 정류장 이용자는 더운 날에도 버스를 기다리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 정류장은 고령층을 비롯한 건강 취약 시민이 폭염과 한파에 그대로 노출되는 공간이다. 5월 15일부터 8월 5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의 77.4%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장소별로는 길가가 12.5%로 작업장 25.7%, 논밭 12.7%에 이어 세 번째였다. 버스정류장은 별도 항목이 아니지만, 그늘 없는 노상 대기의 위험과 외곽 노선의 긴 배차 간격에 따른 노출 문제를 보여준다.
냉난방기와 공기정화 시스템, CCTV, 버스정보안내단말기를 갖춘 스마트쉘터는 2020년 전후로 각 지방자치단체에 본격 도입됐다. 최근 2∼3년 사이 폭염과 한파가 심해지며 설치 요구도 늘었다. 안산시는 민선 8기 시장 공약에 추가 설치를 포함했고, 경기도는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으로 밀폐형 정류장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올해 5월 15일부터 8월 5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천665명, 사망자는 23명이었으며 5일 하루에만 208명이 발생했다. 송영일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은 기후 취약계층 복지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정류장 냉방시설이 단기 대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