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휴식·보호 막힌 방과후교실의 노동
핵심 요약
방과후강사들이 폭염 속 냉방과 식수, 휴식 없이 수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단기 계약과 만족도 평가 구조 속에서 민원·폭력·안전사고에도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강사와 학생의 안전을 위해 산업안전보건 제도의 적용이 요구되고 있다.
폭염 속 학교에서 일하는 방과후강사들이 냉방과 휴식, 식수 같은 기본적인 노동 여건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수고용 형태로 분류되는 이들은 산업안전보건 제도의 보호 밖에 놓여 있다. 학교는 강사를 교육자가 아닌 사업자로 취급하면서도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고, 3개월 단위 계약과 만족도 평가를 통해 고용을 결정한다.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약 10년 전 오후 2시 정규수업이 끝나면 냉방을 중단했다. 일반 교실의 절반가량인 공간에서 15명이 넘는 학생이 수업했지만 전기요금 부담을 이유로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프로그램별로 매달 약 2천원의 학교 사용료를 냈다. 학부모 항의가 이어진 뒤에야 냉방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낮 기온이 34도를 넘자 축구강사가 학생들을 빈 대강당으로 옮겼으나 교직원 배드민턴 동호회 일정 때문에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야 했다. 해당 강사는 이후 학기 도중 10년 넘게 일한 학교를 떠났다.
안전 문제는 민원과 폭력 상황에서도 이어진다. 충청지역의 한 강사는 학생을 지도한 뒤 등을 때렸다는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를 받았고,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받지 못한 채 한 학기 수업에서 배제됐다. 공개수업 중 학부모가 강사에게 폭언하거나 제주지역에서 강사가 고학년 학생에게 폭행당한 사례에서도 학교의 보호 조치는 없었다. 강사들은 학생이나 학부모 한 명이 만족도에 낮은 점수를 주면 재계약이 끊길 수 있어 생활지도에도 큰 제약을 겪고 있다.
근무 환경에도 공백이 크다. 강사는 교직원 휴게실을 이용하기 어려워 수업 30분 전 복도나 차량에서 식사하고, 방학 중 급수 시설이 잠기면 마실 물도 구하기 어렵다. 연속된 두 차시 사이에는 학생 안전을 이유로 휴식 시간이 없으며, 저학년을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동안 고학년 수업이 시작되기도 한다. 화장실 이용과 생리용품 교체조차 쉽지 않다. 방과후 교육이 학교 운영에 필요한 만큼 강사와 학생의 안전을 함께 보장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 제도의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