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천공 뒤 안내 소홀…의사 유죄 유지
핵심 요약
대장내시경 검사 중 환자의 장에 천공을 일으킨 의사에게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퇴원 뒤 복통이나 발열이 생기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는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환자는 정형외과를 먼저 방문한 뒤 상급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급성 복막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50대 환자의 장에 천공을 일으키고, 퇴원할 때 필요한 안내도 충분히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10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50대 여성 B씨를 검사하던 중 내시경의 진입 방향을 잘못 잡고 적정 수준을 넘는 힘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결장 게실 부위에 구멍이 생겼고, A씨는 해당 부위를 봉합한 뒤 같은 달 23일 B씨를 퇴원시켰다. 그러나 복통이나 발열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는 요양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B씨는 퇴원 후 하복부 통증과 발열을 겪었지만 장 천공의 후유증을 의심하지 못하고 정형외과를 먼저 방문했다. 이후 상급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2021년 11월 7일 급성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학 지식이 없는 환자가 통증의 원인을 특정하지 못해 정형외과부터 찾은 경위를 고려하면, 퇴원 당시 필요한 설명이 충실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은 내시경 검사 과정에 과실이 없었고 퇴원 시 설명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환자 사망과 의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심 형량도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은 의료 과실로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A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확정된 민사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사정을 함께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