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으로 이어온 47년, 공간시낭독회
핵심 요약
공간시낭독회가 1979년 창립 이후 서울에서 월례 시 낭송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모임은 매월 첫째 목요일 안국역 인근에서 20~60명 규모로 열린다. 낭독회는 젊은 세대의 참여를 넓혀 한국어와 시 낭송 문화를 계승하려 한다.
한국 시 낭송 모임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공간시낭독회가 서울에서 매달 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모임은 안국역 인근 노스테라스에서 매월 첫째 목요일 열린다. 한때 넓은 객석을 채웠던 참석자는 최근 20~60명 규모로 줄었지만, 회원들은 활자에 머물지 않고 목소리와 호흡, 감정으로 새롭게 완성되는 시의 특성을 지키며 정기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공간시낭독회는 1979년 4월 시인 구상과 박희진, 성찬경이 함께 창립했다. 건축가 김수근이 페이스빌딩 지하 공간사랑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안정적인 낭송 무대가 마련됐다. 소액의 입장료와 후원자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모임은 한 차례도 흐름을 끊지 않고 월례 행사를 열었으며, 1986년 바탕골예술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오늘의 장소까지 전통을 이어왔다.
출발점은 1970년대 초 미국 하와이대에서 가르치던 구상이 샌프란시스코의 예술인 카페에서 접한 공연이었다. 음악과 해설이 어우러진 시 낭송에 깊은 인상을 받은 그는 귀국 후 퇴계로의 한 맥주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중간에 정철의 ‘성주가’와 자신의 시를 낭송했다. 주간 행사가 호응을 얻었지만 술자리와 낭송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구상은 시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았고, 그 과정이 공간시낭독회 창립으로 이어졌다. 당시 명동과 종로의 다방과 선술집에서도 시를 공연처럼 듣는 문화가 활발했다.
최근 월례 모임에서는 최종대가 저서 ‘문화의 가교: 시민 외교관의 칼럼 1979~2025’를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그는 스웨덴 왕립 북극성 훈장 수훈자로, 젊은 작가와 문학 애호가들이 낭독회에 참여해 전통을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낭독회 역시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어를 보존하고 풍성하게 만들려 했던 구상의 뜻을 계승해 새로운 문학의 목소리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