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에 되살아난 신라의 밤, 경주 월정교
핵심 요약
경주 월정교는 일몰 뒤 조명과 남천의 반영이 어우러지는 여름밤 명소다. 통일신라 시대에 놓인 다리는 발굴 조사와 고증을 거쳐 2018년 복원됐다. 교촌마을과 월성, 계림, 첨성대를 연결하면 야간 역사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경북 경주시 교동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한여름 밤 천년 고도의 정취를 만날 수 있는 야간 산책 명소다. 해가 지면 기와지붕과 양쪽 문루, 길게 뻗은 목조 교량에 조명이 켜지면서 낮에 돋보이던 단청 대신 다리의 윤곽과 지붕선이 선명해진다. 수면이 잔잔한 날에는 불을 밝힌 다리가 물 위에 온전히 비쳐 한 쌍처럼 펼쳐진다.
월정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 개방하며, 문루 전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경관조명은 일몰 이후 오후 10시까지 켜진다. 대표 감상 지점은 다리 앞 남천의 징검다리다. 이곳에서는 월정교와 수면에 비친 모습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안으로 들어가면 굵은 목재 기둥과 지붕 아래 통로가 이어지고, 기둥 사이로 남천과 강변의 야경이 드러난다.
월정교의 시작은 통일신라 경덕왕 재위기인 7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라 왕궁 월성과 서라벌 남쪽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으며, 1280년에는 중수된 기록이 남아 있다. 발굴 조사에서는 양쪽 교대와 날개벽, 주형 교각 4개가 확인돼 원래 길이가 약 60m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교각 사이에서 탄 목재와 기와 조각도 발견돼 지붕을 얹은 누교 형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의 월정교는 2008년 시작된 복원 공사를 거쳐 완성됐다. 교량은 2013년 먼저 모습을 갖췄고, 2016년 양쪽 문루 복원에 착수해 2018년 4월 전체 공사가 마무리됐다. 문루 2층 전시관에서는 복원 과정 영상과 출토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다리를 건넌 뒤에는 전통 한옥이 남은 교촌마을과 최부자 고택을 지나 월성, 계림, 첨성대까지 이어지는 역사 유적 산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