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5시간 필리버스터…“공소기각은 재판 뒷문”
핵심 요약
나경원 의원이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에서 공소기각 사유 추가를 비판했다. 새 사유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실체 판단 없이 끝낼 장치라고 주장했다. 모호한 표현이 권력자에게 유리한 비상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5시간 16분가량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며, 개정안에 새로 담긴 공소기각 사유를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실체 판단 없이 끝낼 장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2시 50분부터 시작된 토론에서 “민주당은 왜 밤을 새워서라도 이 법을 밀어붙이는 겁니까. 그 답이 법 안에 숨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개정안에 추가된 공소기각 사유인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를 겨냥해 “현저히, 중대한 이러한 내용들은 모두 모호한 규정들”이라며 “형사 절차의 규정을 이렇게 모호하게 한다는 자체가 결국 공소기각 사유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재판을 ‘앞문’과 ‘뒷문’에 비유하며 “뒷문으로 나가면 유죄인지 무죄인지 따지지도 않고, 진실을 밝히지도 않고 재판이 문 앞에서 그냥 끝나 버린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그동안 검찰의 ‘조작기소’를 주장하며 공소취소를 종용해 왔지만, 이제 법원에 공소기각이라는 ‘비상구’를 열어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에서는 ‘검찰개혁’을 외치며 국민을 선동하고 뒤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판을 실체 판단 없이 끝낼 장치를 심는 것”이라며 “개혁의 탈을 쓴 한 사람을 위한 맞춤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새 공소기각 사유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저명한 헌법학자의 검토에 의하면 첫 번째는 권력분립주의 위반, 두 번째는 범죄 피해자의 재판청구권 침해, 세 번째는 법률의 일반성이 결여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항이 모호할수록 그 모호함의 이득은 힘없는 서민이 아니라 최고의 변호인단, 전관예우 초호화 변호인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력자에게 돌아간다”며 “애매한 법의 틈은 언제나 강자의 비상탈출구가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