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냉혹한 생존자와 설레는 신입사원 사이
핵심 요약
김혜준이 두 작품에서 냉혹한 생존자와 발랄한 사회 초년생을 오간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서는 정지안의 책임감과 상처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한다. ‘최애의 사원’에서는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통해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낸다.
김혜준이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와 tvN ‘최애의 사원’에서 상반된 인물을 소화하며 연기 폭을 넓히고 있다. 전자에서는 총을 든 머더헬프 대표 정지안의 피로와 경계를 절제된 감정으로 드러내고, 후자에서는 12년간 좋아한 스타와 같은 회사에 다니게 된 사회 초년생 남다름의 들뜬 마음을 밝고 생동감 있게 풀어낸다.
시즌1에서 정지안은 삼촌 정진만이 남긴 쇼핑몰과 킬러들의 공격 속에서 당장의 생존에 매달렸지만, 시즌2에서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뒤 책임자로 나선다. 죄책감이 만든 환영과 불안에 흔들리면서도 자신을 믿는 이들을 위해 다시 총을 드는 인물이다. 김혜준은 맨몸 액션과 총기 훈련으로 다져진 움직임에 시선과 타이밍을 더하고, 감정을 안으로 누르는 방식으로 정지안이 진만을 닮아가는 변화를 그린다.
남다름은 열일곱 살부터 아이돌 그룹 D.N.X의 이찬을 좋아해 온 인물로, 그가 소속된 스타트업 아펠로에 입사한다. 평소에는 쉴 새 없이 말하고 웃지만 이찬이 다가오면 몸이 굳고 눈동자가 흔들리며, 감추려던 기쁨이 표정과 몸짓으로 먼저 새어 나온다. 업무를 잘하고 싶은 의욕이 실수로 이어지고 대표 강하기의 차가운 반응에 당황하는 모습에는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미숙함도 함께 담겼다.
두 작품은 김혜준이 익숙한 장르 연기를 강화하는 동시에 처음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새로운 얼굴을 꺼냈다는 점에서 맞물린다. 정지안으로는 두려움과 상처를 품은 채 화면의 긴장을 붙잡고, 남다름으로는 이찬을 향한 설렘과 강하기에게 생기기 시작한 미묘한 감정을 서로 다른 표정과 호흡으로 조율한다. 어둡고 사연 많은 인물에 가려졌던 발랄함까지 드러나면서 김혜준의 활동 영역도 한층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