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신작, 믿음의 균열로 인간을 묻다
핵심 요약
김초엽이 종교와 과학을 통해 인간다움을 탐구한 세 번째 장편 ‘태양 아래 올리브’를 내놓았다. 수녀와 과학 유튜버의 추적을 중심으로 믿음과 존재가 흔들리는 과정을 스릴러 형식에 담았다. 내년 데뷔 10년을 맞는 김초엽은 장편 집필을 이어가고 에세이도 출간할 계획이다.
김초엽(33)이 세 번째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왔다. 전작 ‘파견자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종교와 과학, 믿음과 의심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인간다움의 의미를 탐색한다. 김초엽은 지난 5일 경기 고양시에서 작품 속 인물들이 굳게 믿어온 세계의 균열을 경험하며 자신과 타인을 새롭게 이해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밝혔다.
소설은 수녀 이레와 무신론자인 과학 유튜버 솔민이 실종된 준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다. 학창 시절 친구였던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 재회한 뒤 한국에서 라오스와 태국으로 이동하며 추적과 도주, 미행을 거듭한다. 이 과정에서 이레는 자신이 신뢰해 온 세계는 물론 자기 존재까지 뒤흔드는 진실과 맞닥뜨린다. 종교라는 소재가 독자에게 장벽이 되지 않도록 극한 상황과 서스펜스를 강화해 스릴러의 흐름도 살렸다.
작품의 출발점에는 말레이시아 여행 중 라마단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음식을 앞에 두고 함께 앉아 있던 사람들을 보면서 종교가 단순한 신념을 넘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 운명처럼 형식이 다른 믿음도 사람의 삶을 지탱한다는 인식은 소설의 중심축이 됐다. 분노와 극단적인 감정이 두드러지는 SNS와 뉴스 환경에서 타인의 믿음을 쉽게 단정하는 현실도 작품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번 소설은 사건과 SF적 발상보다 인물의 변화를 앞세웠다는 점에서도 전작들과 구별된다. 김초엽은 캐릭터 설계에 많은 시간을 들였고, 구상과 자료 조사에 2년, 집필에 반년을 투입했다. 여러 소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장편 작업의 즐거움을 확인한 그는 앞으로 장편을 더 오래, 많이 쓰겠다는 뜻을 세웠다. 2017년 데뷔해 내년 등단 10년을 맞는 그는 집필 과정의 감정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도 내년에 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