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단풍나무, 작은 손길로 되찾은 중심
핵심 요약
산책로 입구에서 쓰러질 듯 기울어진 어린 단풍나무가 산책객의 손길로 다시 중심을 잡았다. 짧은 나일론 끈으로 옆 나무와 연결하고 죽은 나뭇가지를 지주대로 받쳐 균형을 보완했다. 60대 산책객은 나무를 세우는 과정에서 서로를 지탱하는 작은 도움의 의미를 되새겼다.
며칠째 산책로 입구에서 비스듬히 기울어 있던 어린 단풍나무가 산책객의 손길로 다시 중심을 잡았다. 거센 바람을 맞은 데다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듯 곧 쓰러질 것처럼 불안했던 나무다. 산책객은 매일 나무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지나쳤지만, 이날 짧은 나일론 끈을 발견한 뒤 곧바로 나무를 일으켜 세웠다.
사용한 끈은 과거 나무와 나무 사이에 매여 있던 것으로, 당시에는 다른 용도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건드리지 않았다. 이후 끈이 잘리고 일부만 나무에 남자 이를 기울어진 단풍나무에 묶어 인근 어린나무와 연결했다. 끈이 짧아 굵고 울창한 나무까지 닿지 않자, 숲 바닥에 떨어진 죽은 나뭇가지들을 가져와 단풍나무 밑부분에 지주대처럼 받쳤다. 끈과 나뭇가지의 지지를 받은 나무는 서서히 균형을 되찾았다.
60대인 산책객에게 중심을 잃은 단풍나무는 단순히 지나칠 풍경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이었다면 길가의 나무 한 그루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며 몸의 균형을 잃고 쇠약해질 자신의 미래를 나무의 모습에서 떠올렸다. 홀로 우뚝 선 듯한 숲의 나무도 거친 비바람이나 극심한 가뭄 앞에서는 쓰러질 수 있다는 생각은 작은 도움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작업을 마친 뒤 단풍나무는 옆의 가냘픈 어린나무와 바닥의 나뭇가지에 기대 다시 숲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서로가 크고 강하지 않더라도 끈을 내어주고 받침목이 되어주면 함께 비바람을 견딜 수 있다는 장면이었다. 산책객은 다시 길을 달리며 이마에 땀을 흘렸지만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숲의 그늘과 혜택을 누리던 산책길에 작은 도움을 남겼다는 만족과 함께, 다음 날 단풍나무가 더 꼿꼿하고 푸른 모습으로 서 있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