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생존 좌우할 기후 대응, 전 업무로 넓혀야
핵심 요약
기후위기 대응은 ESG 부서에 국한하지 않고 기업의 모든 업무와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도 안정적인 물과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개인의 기후문해력과 대기전력 절감 같은 생활 속 실천도 핵심 대응 수단으로 제시됐다.
남재철 전 기상청장과 기후학자 남지현 박사는 기후위기 대응을 기업의 생존을 위한 보험으로 규정하고, 관련 업무를 ESG 부서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폭염과 가뭄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과 전력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기후 위험은 업종별로 다른 경로를 통해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식품기업은 원재료 가격 상승, 유통기업은 공급망 차질, 금융회사는 기후 위험에 노출된 기업의 신용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모든 업무와 의사결정, 생산 과정을 기후변화에 맞게 재설계해야 하며, 예보 정확도 개선보다 기상 정보의 산업적 활용과 기후 문제 해결 기술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남 전 청장은 기상청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뒤 제12대 기상청장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딸 남 박사는 미국 오클라호마대 기상학부와 서울대 석·박사 과정을 거쳐 삼육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청소년 기후교양서 ‘교과서에 없는 기후변화 수업’을 펴내 기후 문제를 일상생활과 산업, 미래 진로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개인에게는 어떤 직업에서든 기후변화가 업무와 산업에 미칠 영향을 읽고 기존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기후문해력’이 핵심 역량으로 제시됐다. 사용하지 않는 멀티탭을 끄면 한 가정의 월 전기요금을 약 1만원 아낄 수 있고, 전국의 대기전력을 합치면 원자력발전소 두 기의 발전량에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1990년 1월 1일 갓 태어난 딸을 두고 1년간 남극 근무를 떠났던 남 전 청장의 이력과 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질문을 받았던 남 박사의 경험은 부녀가 기후 연구의 길을 함께 걷게 된 배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