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하 검사 권유에 틀어진 고부 사이
핵심 요약
기억력 저하와 길 찾기 어려움을 보인 시어머니가 치매 검사 권유를 거부했다. 약물 부작용이나 우울증도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정확한 진료가 필요하다. 가족은 치매로 단정하지 말고 확인 차원의 검사임을 설명하며 조심스럽게 설득해야 한다.
50대 여성 A씨가 최근 기억력과 방향 감각에 이상을 보인 시어머니에게 치매 검사를 권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남편과 상의한 뒤 조심스럽게 검진 이야기를 꺼냈지만, 시어머니는 자신을 치매 환자로 보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 치매에 걸린다면 혼자 죽겠다는 말까지 하며 병원 검사를 완강히 거부해 가족의 걱정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어머니에게서는 얼마 전부터 같은 말을 거듭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집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고 외출했고, 찾아온 며느리에게 방문 이유를 되묻기도 했다. 이후 혼자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귀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시어머니는 가족이 치매를 거론해 스트레스를 받는 탓에 건망증이 심해진 것이라며 검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결혼한 뒤 시어머니를 친딸처럼 살뜰히 챙겨왔다. 두 사람은 함께 시장과 목욕탕을 다녔고, 주변에서 모녀로 오해할 만큼 가까운 관계였다. 시어머니 역시 고령에도 손주와 증손주를 직접 돌볼 정도로 건강한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A씨는 친척과 지인이 치매로 고생하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어 최근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못했고, 비슷한 증상을 확인할수록 불안이 커졌다고 호소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드러난 증상만으로 치매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약물 부작용이나 우울증도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에는 치료제가 있는 만큼, 확인 차원의 진료라는 점을 강조해 안심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변호사도 고령층이 치매라는 말에 자존심의 상처와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며 검사 필요성을 설명하되 신중하고 부드럽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