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에 드러난 코스피 수급 기반의 한계
핵심 요약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의 설계와 도입 과정이 정치권의 책임 규명 대상으로 떠올랐다. 해외 헤지펀드의 마진콜과 포지션 청산도 코스피 급락을 촉발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장기 자금과 시장의 깊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변동성 완화와 MSCI 편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5월 말 도입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가 최근 주식시장 급락의 책임을 둘러싼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정책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에 기초자산이 집중된 상품을 느슨한 진입 요건과 위험 고지 아래 출시한 데다, 하락장에서 기계적인 매도가 낙폭을 키운 만큼 설계와 도입 과정의 책임을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손실은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를 믿고 빚을 내 투자한 개인에게 집중됐다. 다만 급락 원인을 국내 레버리지 상품 하나로 한정하기는 어렵다. 레오폴드 아센브레너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SK하이닉스 등 AI 인프라 종목에 구축한 대규모 차입 포지션은 월가 펀드들의 공격 과정에서 마진콜에 직면했다. 이 펀드는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를 공격 주체인 시타델에 넘겼고, 이 과정이 코스피 급락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뒤늦게 제기됐다.
한국 대형주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담보로 활용되고, 해외 포지션 청산이 국내 대표지수의 충격으로 이어진 정황은 코스피의 얕은 시장 기반을 드러냈다. 대표지수가 40% 밀린 뒤 하루 만에 17.91% 반등할 정도로 흔들렸다면 특정 상품의 결함만이 아니라 시장의 체급과 수급 구조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개인 자금은 단기 테마와 레버리지에 몰리고, 외국인은 변동성을 이유로 비중을 줄이는 반면 기관의 장기 자금은 국내 주식을 충분히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
완충 장치가 취약한 상태에서 상품 규제만 강화하면 급등락의 증상은 다룰 수 있어도 구조적 원인은 남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한 정책이 오히려 ‘코리아 롤러코스터’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 자금이 머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하루 5% 안팎의 등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는 글로벌 연기금과 장기 펀드의 투자를 끌어내기 어렵고, 구조 개선이 지연되면 MSCI 편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