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흔든 CEO 우호 구조
핵심 요약
8대 금융지주 특별점검에서 CEO 우호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과 부실한 독립성 검증이 확인됐다. 승계 절차 변경과 의사록 수정, 내부 후보 편중, 보수 결정 과정의 이해상충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참호 구축 차단과 연임·승계 절차 개선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1월 8대 금융지주를 특별점검한 결과, 현직 최고경영자(CEO)의 지도교수와 동문이 사외이사로 선임되고도 이해상충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받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사외이사의 독립성부터 CEO 승계, 성과보수에 이르기까지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주요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된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
사외이사 선임은 내부추천자 중심으로 진행됐고 심사의 실효성도 낮았다. 평가체계는 후보별 차이를 가려내지 못해 기존 이사회 구성이 고착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가 CEO 승계 과정에 참여하면서도 후보를 수동적으로 심사한 데다, 현직 CEO에게 유리하게 절차를 바꾸거나 의사록을 수정한 사례도 적발됐다. 일부 평가에서는 후보별 판단 근거조차 기록하지 않았다.
상시후보군 관리와 육성 프로그램도 외형적인 운영에 머물렀으며 최종 후보가 내부 인사 위주로 압축돼 내·외부 후보의 경쟁 조건이 공정하지 않았다. 보수 부문에서는 개별 이사의 지위와 역할, 책임을 반영해 보수가 책정됐는지 주주가 판단할 정보가 부족했다. 보수위원회 임원이 자신의 보수 결정에 참여한 이해상충 사례도 발견돼 과도한 위험 추구를 억제할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번 점검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소수의 내부 집단이 지배권을 이어가는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올해 초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켜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사회 참호 구축 차단과 CEO 연임 절차 개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CEO 3연임 제한과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후보 간 공정경쟁 및 성과보수 개선의 포함 여부가 관심사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