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밖 74.3도…산길 덮친 폭염 위험
핵심 요약
도봉산 탐방로의 양지 지표면 온도가 74.3도까지 치솟았다. 폭염 일수 증가와 함께 온열 관련 산악 사고 구조 인원도 늘었다. 전국 55개 구간이 폭염 취약 탐방로로 지정돼 더운 날 산행 자제가 요구된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선 도봉산국립공원 탐방로는 울창한 나무가 있어도 더위를 피하기 어려웠다. 그늘이 끊긴 구간에는 햇볕이 그대로 쏟아졌고,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한 땅의 온도는 나무 아래에서 34.3도였지만 몇 걸음 떨어진 양지에서는 74.3도까지 치솟았다. 머리 위 햇볕과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이 겹치면서 산길은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직접 탐방로를 30분간 오른 결과 땀이 계속 흘렀고, 산행 전 36.9도였던 체온은 37.6도로 상승했다. 드론으로 확인한 여성봉 일대에는 그늘 없이 햇볕을 받는 바위와 능선 구간이 뚜렷했다. 탐방객 문일수 씨는 어지러울 때 그늘에 앉아 쉬어 간다고 말했고, 서세홍 씨는 달궈진 바위와 햇빛이 강한 능선을 요즘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늘이 없는 바위·능선과 경사가 급한 길에서는 온열질환뿐 아니라 어지럼증으로 인한 추락 위험도 커진다. 연간 폭염 일수는 2023년 14.2일에서 지난해 29.7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름철 탈진과 탈수 등 온열 관련 산악 사고의 구조 인원도 162명에서 248명으로 증가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처음 전국 55개 구간을 ‘폭염 취약 탐방로’로 지정했다.
폭염 속 산행에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중간마다 휴식해야 한다. 구토하거나 열이 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하산해 충분히 쉬고, 증상이 심할 경우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 위험을 모두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기온이 높은 날에는 그늘이 부족하거나 경사가 가파른 폭염 취약 탐방로에 오르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