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갇힌 유럽, 생활 불편 넘어 성장 정체로
핵심 요약
유럽의 강한 냉방·환경 규제가 시민 생활과 기반시설 건설에 부담을 주고 있다. 독일은 철도 불안과 산업 구조조정 속에서 미국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환경과 에너지 정책이 과도해질 경우 유럽의 경쟁력 약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폭염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유럽 일부 지역의 냉방 규제는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심혈관 질환 등 의학적 필요를 입증해야 에어컨 설치 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가정에 발급되는 허가는 연평균 4건에 그친다. 프랑스는 파리올림픽 선수촌과 이동 버스에 냉방기를 두지 않았고, 2023년부터 에너지 진단 하위 등급 주택의 임대를 제한하면서 기존 에어컨을 철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환경 규제는 대형 기반시설 사업에도 긴 시간을 요구했다. 영국의 23㎞ 템스강 하구 관통 도로는 2008년 계획 수립 후 11차례 공청회를 거쳐 17년 만인 지난해 3월 인허가를 받았다. 제출 서류는 2383건, 35만9866쪽으로 도롱뇽 관련 자료만 1800쪽, 박쥐 관련 자료는 774쪽이었다. 인허가 비용은 2억6700만파운드, 약 5200억원에 달했지만 주민 찬성률 80%에도 공사는 시작되지 못했다.
독일에서는 노후 철도와 잦은 노조 쟁의로 열차 취소와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는 2022년부터 늦게 도착한 독일발 열차를 국경에서 회차시켰다. 2024년에는 뮌헨발 취리히행의 11%, 프라이부르크발 바젤행의 12.4%가 10분 이상 늦어 입국하지 못했다. 탈원전과 노동 친화 정책의 부담 속에 폴크스바겐은 독일 공장 4곳 폐쇄와 전체 인력의 15%인 약 10만명 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했다.
2017년 이후 8년 동안 미국 경제가 19% 성장한 데 비해 독일은 1% 성장에 머물렀고, 세계 경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33%에서 2024년 23%로 낮아졌다. 에어컨 보급률도 미국 80%, 유럽 20%로 격차가 컸으며 독일과 영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의 각각 3배와 4배였다. 미국 백악관 회동에서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맞은편에 부채꼴로 앉은 모습까지 겹치며, 과도한 환경·에너지 규제가 생활 불편과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