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노조 2000명, 지방 이전 공동 저지
핵심 요약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조가 지방 이전에 반대하며 첫 대규모 공동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약 2000명이 참여해 정책금융 기능 약화와 추진 절차를 문제 삼았다. 금융노조는 12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며 가결 시 다음 달 초 총파업 가능성이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세 국책은행 노조가 이전 문제를 놓고 대규모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조합원들은 본점 강제 이전이 정책금융 기능과 국가 금융 경쟁력을 훼손하고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회에는 지방 영업점에서 휴가를 내고 상경한 직원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약 2000명이 참여했다. 은행별 인원은 산업은행 900명, 기업은행 800명, 수출입은행 350명으로 집계됐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전 저지 투쟁을 이어가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고,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정치권의 약속과 정책 추진 근거를 문제 삼았다. 정은주 수출입은행 노조위원장은 산업 육성과 국가 위기 대응을 맡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현장을 찾아 노조 측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국책은행 본점 이동보다 지방 기업에 낮은 금리의 정책자금을 제때 공급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 의원은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이전 정책을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다음 달 350여 개 2차 공공기관의 개별 이전 예정지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노조의 반발도 본격화했다.
금융권 노사 갈등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계기로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노조는 12일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반대와 주 4.5일제 도입, 임금 인상 등을 안건으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안건이 가결되면 다음 달 초 대규모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전 예정지 발표를 앞두고 세 국책은행 노조가 처음으로 연대 행동에 나선 만큼 향후 정부 정책 추진 과정과 금융노조의 투쟁 수위가 맞물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