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결손금 안분으로 지킨 국내 과세권
핵심 요약
대법원이 국외 결손금을 안분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국 이익과 미국 손실을 단순 합산하면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한국 세액이 0이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국가별 계산이라는 법령 문언과 국내 과세권 보호라는 입법취지가 함께 반영됐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선고한 2026두30340 판결에서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산정할 때 국외 결손금을 소득이 발생한 국가와 국내에 나눠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는 이익이 나고 미국에서는 손실이 발생한 사안에서, 국가별 계산이라는 법령 문언을 적용하면서도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한국의 과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공제 범위를 조정한 결론이다.
한국·중국·미국의 소득을 각각 100, 100, 마이너스 100으로, 각국 세율을 30%로 가정하면 전 세계 소득은 100이고 공제 전 한국 세액은 30이다. 중국 소득 100을 그대로 대입할 경우 중국에 낸 세금 30이 전액 공제돼 한국의 최종 세액은 0이 된다. 이 방식에서는 한국이 국내원천소득 100에 부과할 세금까지 걷지 못하는 결과가 생긴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는 거주 개인이나 내국법인이 전 세계에서 얻은 소득에 한국 세금을 내는 과정에서 같은 국외소득에 외국 세금이 부과되는 부담을 조정하는 제도다. 외국 세율이 한국보다 낮으면 차액을 한국에서 부담하고, 더 높으면 한국 세율에 해당하는 금액까지만 공제한다. 공제한도는 공제 전 세액에 전 세계 소득 중 국외원천소득의 비율을 곱해 산출한다.
대법원은 미국 결손금 100을 한국과 중국의 소득 비율인 100 대 100으로 안분해 각각 50씩 반영했다. 이에 따라 공제한도 계산에 쓰이는 중국 소득은 100에서 50을 뺀 50으로 줄었고, 중국 세액의 공제한도도 15가 됐다. 맹자 만장 편이 글귀와 말의 취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시한 독법처럼, 이번 판단은 국가별 계산이라는 문언을 유지하되 국내 과세권 보호라는 입법취지를 함께 반영한 법해석으로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