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대학기금, 한국 AI 반도체 투자 확대
핵심 요약
테마섹을 비롯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메모리 기업의 예상 PER은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보다 낮아 상대적인 저평가가 투자 배경으로 부각됐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 기대가 재평가를 뒷받침하지만 설비투자와 공급 위험은 변수로 남았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등 해외 기관 자금이 한국 반도체주로 향하고 있다. 엔비디아·TSMC·ASML을 아우르는 AI 반도체 공급망에 투자해 온 테마섹이 한국 메모리 기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이다. 12일 오전 11시 15분 삼성전자는 25만6750원, SK하이닉스는 151만1000원으로 각각 7.20%, 6.04% 상승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지난 6월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AI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한국 자본시장 투자 전략을 검토했다. 별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위원회는 지난해 쿼드자산운용과 페트라자산운용 등을 통해 약 3000억원을 투자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국내 독립계 운용사에 자금을 맡겼다. 아이코닉캐피털은 쿼드자산운용에 1000억원을 집행했으며 밀레니엄매니지먼트는 빌리언폴드자산운용에 3746억원을 위탁했다. 예일대 기금 관계자들도 올해 5월 국내 운용사들과 연이어 면담했다.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AI 공급망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키옥시아 106.6배, TSMC 24.4배, 마이크론 18.3배인 데 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3배와 8.6배로 제시됐다. 비교 대상 세 회사 평균과 견주면 할인 폭은 82~87%에 이른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수요도 확대돼 메모리 업체의 수익 구조가 이전보다 안정됐다는 평가가 투자 판단을 뒷받침한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해 저점부터 지난 11일 종가까지 각각 352%, 885% 상승했지만 글로벌 기관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낮은 PER만으로 저평가를 단정하기에는 설비투자 부담과 공급 위험이 남아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도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하고 3분기 중 추가 환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신규 주주환원 규모가 연간 최소 100조원대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