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중국 AI 장비사 투자, 규제 노출 커져
핵심 요약
국민연금이 CMC 명단에 오른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IPO 투자에 참여했다. 보유 주식은 내년 1월29일까지 매각할 수 없고 미국의 조달·수입 규제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국민 노후자금의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지정학적·경제안보 위험을 반영한 투자 기준이 요구된다.
국민연금이 미국 전쟁부의 중국군사기업(CMC) 명단에 포함된 AI 데이터센터 장비업체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기업공개에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블랙록 산하 펀드 등과 함께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이 회사를 CMC로 지정한 지 42일 만에 이뤄진 투자다.
이번 계약은 상장 전 공모가로 주식을 배정받는 코너스톤 투자 방식이어서 내년 1월29일까지 매각할 수 없다. 규제 위험이 확대되더라도 즉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CMC 지정만으로 금융투자가 곧바로 금지되거나 해당 기업의 불법행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는 것도 분산투자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 전쟁부는 지난 6월부터 CMC 지정 기업과의 직접 조달계약을 금지했고, 내년 6월부터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들어간 간접 조달까지 차단한다. 중지이노라이트는 미국 매출 비중이 60%를 넘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제한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조치가 현실화되면 미국 시장과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 하원 중국특위는 2023년 블랙록과 MSCI를 조사한 뒤 블랙리스트 중국 기업으로 투자금이 유입된 사실을 담은 보고서를 내고 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지난해에는 15개 주 재무책임자들이 공적연금 수탁자에게 중국 투자 철회를 촉구했고, 일부 주정부는 투자 회수와 신규 투자 제한에 착수했다. 미국의 규제 범위도 통신장비·반도체에서 드론, 산업용 로봇, 전력 인버터, 배터리, 태양광 부품으로 넓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은 예상 밖 손실과 명성 훼손 가능성을 위험으로 보고 특정 산업·기업군 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이번 투자를 계기로 지정학적·경제안보 위험을 반영한 투자 원칙과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