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에 투자자 이탈…미국 주식 쏠림 현상 재점화
핵심 요약
코스피 급락과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 예탁금이 30조 원 감소하고 정기예금이 증가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이달 들어 지난달의 4배로 급증하며 서학개미들이 반도체 레버리지 ETF와 SK하이닉스 ADR을 집중 매수했다. 국내시장복귀계좌 잔고 감소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부작용 등이 해외 자금 유출을 막지 못하고 있어 보완책의 효과가 주목된다.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는 서킷 브레이커 2회, 사이드카 12회 등 시장 안정 조치가 잇따라 발동됐으며, 지수는 한 달 전 최고점 대비 26% 급락했다. 이에 따라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30조 원 넘게 줄어 105조 원대로 축소됐고,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2조 3천억 원 증가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투자 규모는 이달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4~5월 순매도 우위였던 흐름이 지난달 순매수로 전환된 데 이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이달에는 지난달의 4배 규모로 순매수액이 늘었다. 서학개미들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SK하이닉스 ADR을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반등 기대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쫓아 미국 기술주로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은 상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여 해외 주식 투자 유인이 낮았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망 자금이 해외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율을 낮춰주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는 100% 감면이 종료된 지난달부터 증가세가 꺾였고, 최근에는 잔고까지 감소하며 해외 자금 유출을 막는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달 말 시행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투자자들의 발길을 다시 국내 증시로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보다 근본적인 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