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입찰 담합 제재 이달 판가름
핵심 요약
공정위가 이달 전원회의에서 76조2000억원 규모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의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관은 전문딜러 15곳에 과징금과 시정조치, 법인 및 임직원 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사와 재정 당국은 대규모 제재가 국채 거래와 정부의 자금 조달을 위축시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증권사 15곳의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를 이달 전원회의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혐의 대상 입찰액은 약 76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최대 부과율 20%를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은 15조원 안팎까지 가능해 종전 최대인 퀄컴 사건의 1조311억원을 크게 넘어설 수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국고채 전문딜러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입찰 전에 금리·가격·물량 정보를 공유해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정부 부담을 늘린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을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도 냈다. 대상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과 국민·농협·중소기업·하나·산업은행이다.
국고채는 도로·복지·국방 등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려고 정부가 경쟁입찰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정된 전문딜러는 입찰에서 국채를 낙찰받아 투자자에게 매도하고 유통시장 거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말 전문딜러는 18곳, 예비 전문딜러는 5곳이었다. 해당 금융사들은 정보 교환이 통상적인 시장 동향 파악이었으며, 과징금도 낙찰액이 아닌 영업수익을 토대로 계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해 2월 말 심사보고서를 제출하고 3월 10일 해당 사업자들에게 보냈다. 전원회의까지 1년 넘게 걸린 것은 보고서가 1만2000쪽에 이르는 데다 위원들의 검토 시간과 사업자 의견 제출 기간을 충분히 보장했기 때문이다. 재정 당국은 과도한 제재로 전문딜러의 거래가 줄면 정부가 원하는 금리로 국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공정위는 담합 시정이 시장 신용도나 자금 조달에 결정적 악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