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입찰 담합 심의 임박…과징금 산정이 쟁점
핵심 요약
공정위가 15개 국고채 전문딜러사의 입찰 담합 혐의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한다. 심사관은 약 76조2000억원의 낙찰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해 10.5~15%의 부과기준율을 제시했다. 과징금 산정 방식과 국고채 시장 및 대외신인도에 미칠 영향이 최종 판단의 핵심 쟁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사의 입찰 담합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에 나선다. 지난해 3월 위법성과 조치 의견을 담은 1만2000쪽 분량의 심사보고서를 보낸 지 1년 5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연장 요청을 포함해 약 6개월의 의견 제출 기간을 부여했으며, 전원회의에서 제재 여부와 구체적인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심사관은 PD사들이 입찰 전에 금리와 가격, 물량 정보를 공유하고 금리가 특정 수준에서 형성되도록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관행적인 소통을 넘어 투찰금리를 둘러싼 구체적이고 빈번한 정보 교환이 있었다는 결론이다. 담합 대상 국고채 낙찰액 약 76조2000억원을 관련 매출액으로 잡고,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으로 분류했다. 이 경우 부과기준율은 10.5~20%지만, 심사보고서에는 하위 구간인 10.5~15%가 제시됐다. 업계 예상액은 약 8조~11조원이며 원칙상 상한은 15조원대다.
국고채는 거래가 활발하고 시장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해 시중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이며, 대부분 경쟁입찰로 발행된다. 재정경제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에게 입찰 자격을 주고, PD사는 발행시장에서 인수 우선권을 받는 대신 유통시장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계속 제시하는 시장조성 의무를 진다. 업계는 낙찰액이 아니라 실제 영업수익을 토대로 관련 매출액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구매 담합은 낙찰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법령상 원칙이라는 게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이다.
심사보고서의 의견은 전원회의를 구속하지 않는다. 위원회는 시장 상황과 파급 효과, 피심인의 재무 상태를 함께 살펴 최종 제재 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과징금이 낮아지더라도 기존 최고액인 퀄컴 사건의 1조311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국고채 발행 차질과 금융시장 대외신인도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재경부도 PD 제도의 중요성과 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달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공정위는 이런 파급 가능성을 심의할 수 있지만, 시장의 반칙을 바로잡는 제재가 부정적 영향을 낳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