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사자 바람이, 청주에서 22년 생 마쳐
핵심 요약
수사자 바람이가 12일 청주동물원에서 22년의 생을 마쳤다. 최근 식도 부종과 위염, 복수로 치료받았으며 정확한 폐사 원인은 부검으로 확인한다. 민간 동물원에서 구조된 바람이는 청주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과 재회했다.
좁은 우리에서 지내며 ‘갈비 사자’로 알려졌던 수사자 바람이가 12일 오전 8시쯤 청주동물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3년 7월 열악한 민간 동물원을 벗어나 청주로 옮겨진 지 3년여 만이다. 청주동물원은 부검과 정밀 분석을 통해 정확한 폐사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바람이가 22살의 초고령 사자였던 만큼 현재로서는 노환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바람이의 건강은 최근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 6월 17일 기력이 떨어지고 먹이에 반응하지 않아 CT와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식도 부종과 위염, 복수가 확인됐다. 치료 후 다시 먹고 움직이기도 했지만 이후 며칠 동안 먹이 활동을 하지 못했고, 11일 작은 움직임을 보인 뒤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22번째 생일 영상 속 식욕을 회복한 모습은 시민들이 본 바람이의 마지막 장면이 됐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 경남 김해의 민간 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좁은 실내 우리에서 홀로 지냈다. 늑골이 드러날 만큼 마른 상태가 알려지면서 구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민간 동물원의 열악한 사육 환경을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았다. 청주동물원은 소유주와 협의해 2023년 7월 5일 구조를 마쳤고 이튿날 바람이를 청주로 이송했다. 더 좋은 삶을 바라는 뜻도 새 이름에 담았다.
이송 초기에는 낯선 환경 탓에 실내에 주로 머물렀으나 사육사의 관리와 재활 치료를 거치며 방사장 활동을 늘렸고, 두 달여 만에 정상 체형을 회복했다. 자연형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는 암사자 도도와 함께 생활했으며, 지난해에는 김해에서 태어난 딸 구름이와 다시 만났다. 관람객과 동물원 유튜브 이용자들의 관심도 꾸준했다. 청주동물원은 가장 높은 곳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바람이의 명패를 걸어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