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지진 여파 반도체·자동차 공급망 수개월 위기
핵심 요약
구마모토 강진으로 TSMC 등 반도체 업체 생산 차질, 정상화에 수개월 전망. 소니·르네사스도 피해 파악 중, 2016년 지진 때 3개월 소요 전례. 도요타 등 자동차 업계도 공급망 타격, 아이신 규슈 생산 중단.

지난 28일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이 지역에 집중된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불안이 최소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위치한 1공장의 생산 재개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정상화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강진 발생 직후 직원들을 대피시킨 뒤 건물 안전성을 확인하고 복귀시켰으며, 용수와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진의 강도가 컸던 만큼 제조 장비에 대한 정밀 재확인과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진 우려로 일시 중단됐던 2공장 건설 공사는 29일 재개됐다. 소니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도 인근 구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의 가동을 중단하고 피해를 파악 중이며,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공정 재개에 3개월이 걸린 전례가 있다. 자동차용 MCU 제조업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가와시리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특성상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수백 개의 공정을 거쳐 미세 회로가 형성되는 반도체는 전량 검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미세한 하자라도 발견되면 폐기된다. 또한 물류 인프라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야쓰시로 항구는 지반 액상화와 함몰로 업무 정상화에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항구는 규슈 남부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고압가스와 화학용품 등 위험 물질을 취급할 수 있어 항구 복구 시점이 반도체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공급망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후쿠오카현에 있는 3개 공장의 가동을 31일 심야까지 중단했다. 도요타 계열 부품사 아이신 규슈도 조업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 회사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조업 중단으로 도요타의 일본 내 완성차 생산 라인 90%가 멈춘 바 있다. 아이신 측은 이번 지진이 이전보다 공정에 미친 영향이 컸다며 생산 정상화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불안은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