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지진, 기업 방재계획의 사각지대 드러내
핵심 요약
구마모토 지진으로 이온몰에서 폭발이 발생, 초기 대피 후 재진입 관행의 위험이 드러났다. 이온 측은 30분 대응 계획을 마련했으나 폭발은 그 이후에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시설 안전 확인 전까지 건물 밖 대피를 철칙으로 강조하며, 2차 사고를 고려한 방재계획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7.1의 지진이 기업들의 재난 대응 체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상업시설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지진 발생 후 폭발이 일어나면서 초기 대피 이후의 안전 절차가 미흡했던 점이 지적됐다. 이온몰 1층 침구점 관계자는 직원들이 지진 직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가 다시 매장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행히 폭발 전에 다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같은 재진입 관행이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온 측은 사업연속성계획(BCP)의 일환으로 재해 발생 직후 30분간의 행동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폭발은 그 초기 대응 시간이 지난 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온몰에서 9명을 구조했으나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야쓰시로시의 일본제지 공장에서는 굴뚝 붕괴로 10명을 구조했지만 5명이 숨졌다. 이로써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28명으로 집계됐다.
도쿄대 히로이 유 도시방재학 교수는 강한 지진을 겪은 대규모 시설이 겉보기와 달리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물 자체의 내진 성능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스프링클러나 가스 설비 등 내부 시설은 지진 충격으로 파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폭발 사고는 건물의 외관상 안전성만으로 재진입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방재계획이 영업과 생산의 신속한 재개보다 직원과 고객의 생명 보호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히로이 교수는 “시설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것이 철칙”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초기 대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폭발과 붕괴 등 2차 사고까지 고려한 대응 체계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건물 재진입 시점, 영업 재개 여부, 귀가 명령 기준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