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지진에 반도체·자동차 공장 멈춤…日 제조업 공급망 비상
핵심 요약
구마모토 지진으로 규슈의 반도체·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며 일본 제조업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TSMC, 소니, 르네사스 등 반도체 업체와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 업체가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아이신은 5일 치 재고를 확보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재가동 시점이 관건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지진으로 규슈 지역의 반도체·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일본 제조업 전반의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규슈 지역의 반도체 관련 공장들이 지진 이후 생산을 멈추고 설비 점검에 들어갔다. 구마모토 기쿠오마치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이미지 센서 세계 1위 소니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 차량용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등이 공장을 두고 있어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설비 점검을 진행 중이며, 전날 “제조 장비 검사와 조정 작업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니와 르네사스, 도쿄일렉트론 등도 공장 가동을 멈춘 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구마모토시 남부의 자동차 부품 업체 아이신 공장이 멈춰서면서 도요타는 전날 후쿠오카현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닛산도 30일부터 이틀간 후쿠오카 공장 2곳의 일부 생산 라인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이신으로부터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서다.
규슈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핵심 생산기지로 전체 생산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닛산의 주력 SUV ‘로그’가 이곳에서 만들어져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된다.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 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규슈는 반도체 공장이 집중된 ‘실리콘 아일랜드’로 일본 전역에 공급망이 연결돼 있다”며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를 사용하는 자동차 산업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바라키현의 르네사스 공장이 멈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감산 등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다만 아이신 측은 2016년 대지진 때와 달리 현재는 5일 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같은 부품을 여러 공장에서 생산하는 체계도 갖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이신 관계자는 재고 소진 전 공장 복구 작업을 끝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라고 닛케이에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 상당수가 대형 쇼핑센터 이온몰, 일본제지 공장에서 나온 만큼 기업의 재난 대응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가와타 요시아키 간사이대 사회안전연구센터장은 이번 사고가 일본 기업의 재난 대응 취약성을 드러냈다면서 “실제 피해가 발생해야 비로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