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대피소 환경 열악…이재민 9천여 명 침상·냉방 부족
핵심 요약
구마모토현 강진 나흘째, 이재민 9105명이 머무는 대피소 390곳에서 침상 부족과 단수로 인한 화장실 사용 제약 등 열악한 환경이 확인됐다. 2016년 지진 당시 관련 사망이 직접 사망의 4배에 달했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 당국은 이온몰 등에서 수색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었다.

규모 7.1의 강진이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지 나흘째인 31일, 현 내 대피소 390곳에 머무는 이재민 9105명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대피소에서는 침상이 부족해 바닥에서 잠을 자야 하고, 냉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열사병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단수가 계속되면서 화장실 사용에도 큰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일간 아사히신문이 전날 오후 6시쯤 방문한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우키시의 한 대피소에는 50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침상이 없어 대부분의 주민이 나무 바닥에 담요를 깔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아내와 이틀 밤을 보낸 하시모토 히데키(82)는 골판지 침대가 있었다면 편하게 잘 수 있었을 텐데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우키시가 올해 비축한 골판지 침대는 40대에 불과하며, 시청 직원조차 침대 도착 시점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장실 등 위생시설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진 이후 단수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대피소 내 화장실 대신 몇 개 없는 야외 화장실과 이동식 화장실에 의존하고 있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거나 먹을거리가 부족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문제는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에도 지적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당시 직접 사망은 50명이었으나 탈수나 영양 불균형 등 대피 생활로 인한 관련 사망은 228명으로 4배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비위생적인 화장실을 피하려고 물을 마시지 않다 탈수가 오거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로 영양 불균형이 생기는 사례가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가을 방재청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대피소 환경 개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일본공산당 구마모토현위원회 히가시 나쓰코 부위원장은 야쓰시로 대피소를 방문한 뒤 선풍기가 3개뿐이고 화장실도 매우 열악했다며 건강을 해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구조 당국은 폭발·붕괴로 7명이 숨진 이온몰 쇼핑센터에 경찰견과 중장비를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까지 사망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