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대피소, 칸막이·구호 수준 격차 노출
핵심 요약
구마모토 강진 이재민들이 사생활 보호가 부족한 대피소에서 장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설별 침구와 칸막이 수준의 차이가 지자체 중심 구호 체계의 한계로 지적됐다. 일본 정부는 지진을 격심재해로 지정하고 복구 사업의 국고 보조율을 약 10% 높이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구마모토 강진으로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한 일본에서 대피소의 사생활 보호 부족과 지역별 지원 격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북상하는 가운데 대피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재민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구마모토현 일부 시설에서는 기본적인 칸막이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키시 등에 설치된 대피소에서는 이재민들이 맨바닥이나 소파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을 청하고 있다. 히카와초의 중학교 대피소를 비롯한 일부 시설에는 종이상자 침대와 칸막이가 배치됐지만, 남녀가 같은 교실을 함께 사용하고 칸막이 높이도 낮아 옷을 갈아입기 어렵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시설마다 침구와 사생활 보호 수준이 크게 다른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재난 직후 생활 기반을 빠르게 갖추는 구호 체계가 운영됐다. 대만은 2024년 4월 화롄 강진 발생 4시간 만에 개인용 텐트와 샤워 시설을 설치했다. 이탈리아는 재해가 발생하면 48시간 안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해 필수 설비를 구축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일본은 재해대책기본법상 구호 업무를 지자체가 전담해 대피소 환경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즈타니 요시히로 피난소·피난생활학회 대표는 통일된 환경 기준이 없어 대피소마다 구호 수준이 달라지는 구조라며 법제 개혁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7일 서면 각의에서 구마모토 지진을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는 격심재해로 지정했다. 하천과 도로, 농지 등의 복구 사업에 적용되는 국고 보조율을 약 10% 높여 지자체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피해 조사와 산정 절차를 거치면서 지정까지는 지진 발생 후 약 열흘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