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시설 폭염 기준 공백, 헌법 판단 받는다
핵심 요약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폭염에 노출된 구금환경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추진한다. 일부 수용거실 온도는 37도에 육박했으며 현행 법령에는 여름철 적정온도와 최고 허용온도 기준이 없다. 단체들은 중단된 냉방설비 보강 사업의 재개와 온·습도계 설치, 구체적인 폭염 보호조치를 요구했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객관적인 온도 기준과 보호조치 없이 수용자를 폭염에 노출하는 구금환경에 대한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현재 수용자 2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단체들은 폭염 대책을 즉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교정시설에서는 최근 수용거실 온도가 37도에 육박했지만 냉방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수용자들이 선풍기와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얼음물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정보공개청구로 확인된 대다수 교정시설의 여름철 실내 온도도 30도를 넘었다. 외국인보호소에서도 충분한 냉방이나 얼음·냉수를 제공받지 못한 사례가 제기됐다.
현행 형집행법은 수용거실 설비와 관련해 난방 등을 규정하면서도 여름철 적정온도와 최고 허용온도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두지 않고 있다. 관련 훈령에는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의무만 담겼다.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원을 투입해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과 일부 과밀 여성수용동 복도에 냉방설비를 확대하려 했으나,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처우라는 반발 여론이 일자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단체들은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즉시 재개하고 구금시설의 여름철 적정온도와 최고 허용온도를 법령에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수용자가 생활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온·습도계를 설치하고 폭염 단계에 따른 구체적인 보호조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폭염 수용 실태를 취합·정리한 뒤 헌법소원을 제출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신체의 자유, 건강권과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