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 앞둔 밀레이, 민생·정치 파장에 긴장
핵심 요약
교황 레오 14세가 11월 8일 아르헨티나를 찾아 39년 만의 교황 방문이 성사된다. 밀레이 정부는 외교 성과를 기대하면서도 빈곤·고용·물가 문제에 관한 교황의 메시지를 경계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교회의 민생 비판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방문 전까지 경제·사회 분위기 안정에 주력할 전망이다.
교황 레오 14세가 오는 11월 8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한다. 1987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9년 만의 교황 방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재선을 준비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이번 일정을 부각할 수 있지만, 빈곤과 고용, 물가 등 민생 현안이 교황의 메시지에 포함될 가능성을 부담스럽게 보고 경제·사회 분위기 안정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사회적 약자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의 비판에도 공개적으로 반박해 왔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빈곤과 일자리 부족, 물가 상승을 직접 거론하면 정부 경제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확대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도 정부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호르헤 가르시아 쿠에르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는 지난 7일 성 카예타노 축일 미사에서 물가 상승과 낮은 임금, 가계부채, 생계를 위해 두 개 이상의 일자리를 가져야 하는 가정의 현실을 짚었다. 사회에 퍼진 증오와 폄하를 비판하며 국가와 정치권이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도 냈다. 이후 노동총연맹과 노동·사회운동 단체들은 5월 광장으로 행진했다.
정부가 경계하는 시나리오는 교황 방문이 야권과 노동·사회운동 세력의 요구가 집중되는 정치적 무대로 바뀌는 것이다. 경제 지표도 변수로 남아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7월 월간 물가 상승률은 2.9%로 6월 1.8%보다 높아졌다. 겨울 휴가철의 계절적 요인이 있으나 정부가 강조해 온 물가 안정에는 부담이 되는 수치다. 밀레이 정부는 11월까지 경제 상황과 사회 분위기를 다독이는 한편, 교황 방문을 경제 정상화와 정권 성과를 알리는 계기로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