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보 디지털화에 길어진 고령층의 대기
핵심 요약
스마트폰 중심의 교통정보 이용 환경이 고령층의 버스·택시 이용 불편을 키우고 있다. 서울 버스 정류장의 안내 단말기 설치율은 52.4%에 머물고, 60대 이상 택시 호출 앱 이용률은 20%를 밑돌았다. 고령층의 이동권을 보장하려면 현장 안내와 음성 기반 정보 제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서울의 버스 정류장과 택시 이용 환경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뀌면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이동 불편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의 한 대학교 인근 정류장에서는 70대 여성이 도착 정보를 알지 못한 채 20분가량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이 정류장에는 버스 도착 시간을 보여주는 안내 단말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버스정보안내 단말기가 없는 정류장에서는 이용자가 휴대전화로 운행 정보를 확인하거나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학생들에게 시간을 물어 버스 도착 시각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류장에서 10분가량 기다린 83세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해 종이 시간표를 살피지만, 게시된 시간표가 현재 운행 상황과 맞지 않아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체 버스 정류장 5691곳 가운데 2024년 3월 기준 안내 단말기가 설치된 곳은 2980곳으로 52.4%였다. 설치율은 2021년 30%대 초반보다 높아졌지만 절반 가까운 정류장에는 여전히 단말기가 없다. 택시도 비슷한 격차를 보였다. 2024년 조사에서 20·30대는 85% 이상이 호출 앱을 이용했지만 60대 이상은 20%를 밑돌았다.
택시 10대 중 8대가량이 앱 호출로 승객을 태우는 환경에서 거리에서 빈 차를 잡으려는 고령층의 선택지는 줄었다. 64세 택시기사는 호출을 받지 않고 도로를 돌며 승객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고령층이 이동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보 접근 수단을 함께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인공지능 음성 안내 등 고령자 친화적인 방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