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폭염 기준 공백, 수용자 20명 헌법소원
핵심 요약
54개 시민단체와 수용자 20명이 교정시설 폭염 수용 환경을 두고 이달 말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단체들은 냉방시설 확충과 법령상 적정온도 기준, 수용동 온·습도계 설치를 요구했다. 법무부가 약 12억원 규모로 추진하던 취약 수용동 냉방 설비 보강은 반발 여론 뒤 중단됐다.
‘수용자 인권증진 모임’을 비롯한 54개 시민단체가 냉방시설과 적정온도 기준 없이 폭염에 노출된 수용 환경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에 묻는다. 단체들은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치소와 교도소의 과밀 수용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이달 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청구에는 수용자 20명이 참여한다.
단체들은 교정시설 수용 거실 온도가 최근 37도에 육박한 사례를 들어 냉방시설 보강과 구체적인 폭염 대응책을 요구했다. 여름철 적정온도와 대응 기준을 법령에 명시하고 수용동마다 온·습도계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훈령에는 온도 유지를 위해 노력하도록 한 조항만 있을 뿐 준수해야 할 수치가 없어, 수용 시기와 시설에 따라 같은 형을 집행받는 사람들의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원을 확보해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에 취약한 수용자가 머무는 동과 일부 과밀 여성 수용동 복도 등에 냉방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계획은 지난 5월 알려진 뒤 반발 여론이 이어지자 지난달 추가 추진이 중단됐다. 교도관의 근무 환경까지 고려하면 시설 설치가 필요하지만 반대 여론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단체들은 취약 수용동 냉방이 특혜가 아닌 최소한의 안전조치라고 반박했다.
적정온도 기준을 규정으로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2019년 권고 이후에도 의무 조항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냉난방 예산이 시설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도 지적됐다. 법무부 관할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는 얼음과 냉장고가 없는 환경에서 두 명이 더위로 실신한 사례가 제시됐다. 단체들은 이날 정부에 냉방시설 확충과 적정온도 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수용자 증언을 모아 이달 말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