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확대에도 교실은 진도·기록 부담
핵심 요약
논술형 평가가 2025년부터 성적의 최소 20% 이상을 차지하지만 진도 부담 속에서 서술형·암기식 평가에 머물 가능성이 드러났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누적된 학습 결손을 1학점당 5시간의 보충 수업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과세특 기록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학습량과 입시 구조를 손질하고 학생의 탐구·성장 과정을 관찰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학습연구년을 마치고 1년 만에 교단으로 돌아온 교사는 논술형 평가 의무화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유예·미이수 제도,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을 한꺼번에 마주했다. 취지는 학생의 사고력과 기초학력,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데 있지만, 입시와 진도 부담이 유지된 교실에서는 새 제도가 교육적 변화보다 행정 부담으로 체감되고 있다.
2025년부터 논술형 평가는 성적에 최소 20% 이상 반영해야 한다. 학기 초 계획부터 출제와 채점까지 마쳤지만, 실제 평가는 질문과 가설, 근거 탐색과 논리적 결론을 거치는 논술보다 문장이 길어진 서술형에 가까웠다. 방대한 학습량을 정해진 기간에 소화해야 하는 수업은 지식 전달과 암기 중심으로 흐르고, 탐구 시간이 부족해 모범 답안과 핵심어를 재현하는 시험이 되기 쉽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학업성취율 40% 미만 학생에게 보충 학습을 제공하지만, 초·중학교부터 누적된 결손을 고교에서 1학점당 5시간의 지도로 보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유급과 졸업 유예도 도입됐으나 배움의 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만큼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 단편적인 보충 수업만으로 모든 학생을 책임지겠다는 목표와 고교 현장 사이의 간극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수업 중 배움과 성장, 역량을 기록한다는 목적과 달리 관찰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되면서 개인 탐구와 모둠 활동, 평가를 모두 수업 안에서 진행해야 해 활동의 깊이와 다양성이 줄었다. 교사는 비슷한 결과물과 기록의 조각을 모아 학생마다 다른 문장으로 작성해야 한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학습량을 줄여 질문과 토론 시간을 확보하고 입시 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누적 결손에는 유예와 유급을 포함한 실질적 지원을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