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스마트폰 제한에 막힌 아동 혈당 관리
핵심 요약
학교 내 스마트 기기 제한으로 1형 당뇨병 학생들의 실시간 혈당 확인이 위축되고 있다. 현행 예외 조항에는 만성질환 치료와 건강 모니터링 목적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의료계와 환우회는 건강 위험을 줄이고 질환 노출을 막을 구체적인 규정과 학교 지침을 요구했다.
지난 3월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초·중·고교 수업 중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학교가 학칙으로 수업 외 시간의 사용과 소지까지 제한할 수 있게 되자, 연속혈당측정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혈당을 관리해 온 1형 당뇨병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미성년 1형 당뇨병 환자는 4279명이다.
부산의 초등학생 김모(11)양은 학교의 허가를 받았지만 친구들이 특별 대우로 오해하거나 자신의 질환을 알게 될까 걱정해 교내 혈당 확인을 사실상 포기했다. 수업 중 혈당 경보가 울리는 상황을 피하려고 비상 알림도 끈 채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어 둔다. 하교 전까지는 부모가 원격으로 혈당을 살피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네 살 때부터 10년째 1형 당뇨병을 앓는 중학생 최모(13)군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스마트폰 알림을 꺼 둔다. 시곗줄을 뗀 스마트워치 본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만 몸에 이상이 느껴질 때에야 확인한다. 어머니 박모(43)씨는 구체적인 허용 규정이 없어 해마다 담임 교사에게 다시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현행법은 장애나 특수교육 필요, 긴급 상황 대응 등에 학교 허가를 전제로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지만, 만성질환자의 치료와 건강 모니터링은 예외 사유로 명시하지 않았다.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긴급 대응으로 볼 수 있어도 학교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오상우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당을 제때 확인하지 못하면 저혈당 쇼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영 한국 1형 당뇨병 환우회 대표는 의학적 치료·모니터링 학생을 예외로 명확히 규정하고, 기기 사용 때문에 질환이 드러나지 않도록 학교 운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