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기업가상, 현역 창업자는 보이지 않았다
핵심 요약
젊은 교사들이 꼽은 대표 기업인 상위권을 고인이 된 창업자와 경영인이 차지했다. 성공한 현역 창업자들은 사회적 압박과 엄격한 평가 속에서 대외 활동에 신중한 경향을 보였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현역 창업자가 공개 무대에 설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유치원과 초·중·고에서 근무하는 20~30대 교사 545명에게 기업가 정신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인을 물은 결과, 이미 세상을 떠난 인물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23.3%로 가장 많았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2.7%,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6.6%가 뒤를 이었다. ‘모름·없음’이라는 응답도 13.6%에 달했다.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잠재적 창업자인 학생들에게 소개할 만한 현역 한국 창업가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자,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 이승건 토스 창업자 등은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지만 대외 활동에는 대체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김범석 창업자는 미국 상장 이후 사실상 한국을 떠났고, 무신사의 인지도와 달리 조만호 창업자의 외부 활동도 드물다.
미국에서는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등이 기조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업 비전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한국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사업을 승계한 재벌 3~4세 총수에게 집중되는 반면, 창업자에게는 회사가 커질수록 청문회와 정치권 호출, 부정적 뉴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이런 분위기가 창업자의 성장 의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모든 기업의 성장 과정에 빛과 그늘이 함께 존재하지만 신생 기업 창업자에게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가 케이팝 스타처럼 널리 알려지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다음 세대가 닮고 싶은 인물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소수 유니콘뿐 아니라 다양한 창업자를 발굴해 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