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공사 예산 전용 논란…실무 공무원 법정 증언
핵심 요약
관저 이전 공사의 계약·예산 실무를 담당한 행안부 공무원이 현장 확인 없이 대금을 집행한 문제를 법정에서 증언했다. 14억 원대였던 확보 예산보다 공사비가 커지자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 20억9000만 원의 전용이 추진됐다. 특검은 직권남용으로 판단했지만 김대기·김오진·이상민 등 피고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서 계약과 예산 집행 실무를 맡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33년간 공직에 몸담은 이씨는 2022년 8월 이후 감사와 국정감사, 특검 수사 등을 거치며 극심한 고통을 겪었고 스스로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행안부와 대통령비서실은 2022년 5월 10일 이후 각각 행정지원·계약과 공사 총괄·설계·시공·준공을 담당했다. 이씨는 예산권을 가진 행안부가 보안 등의 이유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공정과 설계도면, 업체 선정, 감독·검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채 대금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휴대전화 메모에 ‘보이지 않는 관저 공사’라고 적었으며, 예산 집행 기관이 공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데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관저 내부 공사에 확보된 예산은 14억 원대였지만 시공업체 21그램이 산출한 비용은 약 41억 원이었다. 부족분을 충당하려 노후시설 정비 등에 편성된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 20억9000만 원의 전용이 추진됐다. 이씨는 목적사업 예산을 다른 용도로 쓰면 안 된다고 판단했으며, 내부에서도 법적 기준과 감사 후폭풍을 우려해 ‘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직원은 부서 이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2022년 7월 1일 대통령실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추가 비용 약 20억 원 가운데 청사관리본부가 약 15억 원, 대통령비서실이 약 5억 원을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씨는 마련 가능한 금액이 11억~12억 원이라고 보고한 뒤 기획재정부에 집행잔액 등의 사용 가능성을 문의했고, 처음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으나 기재부는 같은 달 29일 전용을 승인했다. 특검은 실무진 반대에도 절차를 진행시킨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김대기·김오진·이상민 등 피고인들은 직접 지시나 비용 부담 강요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