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1년 버틴 11세 난민 아동, 말리로 송환
핵심 요약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은 11세 A군과 아버지가 공항에서 1년여를 지낸 뒤 말리로 송환됐다. 인권위는 장기 체류 난민 신청 아동의 교육권과 발달권을 보장할 방안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공항 밖 별도 시설 설치 권고가 나온 가운데 관련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 A(11)군과 아버지가 난민 심사를 받지 못한 채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1년여를 생활하다 지난달 28일 본국으로 송환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기 체류 난민 신청 아동의 교육권과 발달권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두 사람은 내전이 이어지는 말리로 돌아갔지만 A군은 고향에 도착하지 못하고 노숙을 계속하는 상황이다.
A군 부자는 지난해 6월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냈으나 법무부에서 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았다. 본국에서 박해받은 사실이 없고 신청 사유가 경제적 목적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이들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공항 출국대기실에 머물렀다. 장기간 이어진 대기 생활을 더 견디지 못한 가족은 결국 소송 결과를 기다리던 한국을 떠났다.
A군 가족은 지난해 10월 장기간 공항에 머물도록 한 처우가 비인도적이며 아동의 교육과 발달을 침해한다는 내용으로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사건 전체를 국가 차원의 비인도적 처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A군이 한국 체류나 본국 복귀를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아동이고, 출국대기실 역시 성장기에 필요한 교육과 발달을 뒷받침할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23년에도 출국대기실이 장기 체류에 적합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며 공항 밖에 별도 시설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장기 대기 외국인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계류돼 있다. A군 가족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이상현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인도적인 출국대기소 설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