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사건 항소심, 자금 귀속 주체가 승패 가른다
핵심 요약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공천헌금 사건 항소심에서 1억원의 최종 귀속 주체가 핵심 쟁점이다. 1심은 자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했다. 대법원이 전씨를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보지 않아 검찰의 입증 부담이 크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항소심에서 1억원의 최종 귀속 주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 사건의 문서송부촉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전씨와 함께 기소된 정재식 전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 등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달 초 항소장을 제출하며 자금의 공여 목적과 교부 경위, 최종 귀속 주체·사용처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전씨에게 귀속되는 자금이라면 정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전씨가 공천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정도는 권력을 획득·유지 또는 행사하는 정치활동과는 다르다고 봤다. 반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에게 귀속될 자금이라면 정치자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정 전 시장이 전씨에게 자금 중 일부를 윤 의원 등에게 전달하라고 용도를 정해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어도 정치자금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전씨가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 있다. 대법원은 지난 9일 '통일교 청탁 의혹' 사건에서 전씨에게 징역 5년형을 확정하면서 전씨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전씨를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씨가 단순히 자금을 보관한 것이 아니라 자금 배분에 일정한 재량을 행사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항소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법조계는 검찰이 자금의 귀속 주체를 특정하는 데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자금을 건넬 당시 일부가 윤 의원 등 다른 정치인에게 귀속될 것이라는 점이 특정됐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한다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민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변호사는 대법원의 최근 판단이 있는 상황에서 하급심이 같은 인물과 유사한 사실관계를 놓고 반대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며, 이를 뒤집으려면 2018년 당시 전씨가 실제 정치활동을 주된 업으로 했다는 점 등 시기별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