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입양 1년, 해외 입양아동 '0명'…국내 보호체계가 관건
핵심 요약
공적입양체계 도입 1년 만에 새 해외입양 대상 아동이 0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입양은 2021년 189명에서 지난해 24명으로 꾸준히 감소했고, 올해는 0건이다. 전문가들은 '아동 수출국' 오명에서 벗어난 성과지만 국내 보호체계 보완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입양 전 과정을 국가가 관리하는 공적입양체계를 도입한 지 1년여 만에 새로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된 아동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30일 기준 외국으로의 국제입양은 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70여 년간 이어진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해외입양 중단만으로 정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제입양은 2021년 189명, 2022년 142명, 2023년 79명, 2024년 58명, 지난해 24명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다. 지난해 해외로 입양된 24명은 공적입양체계가 시행된 7월 19일 이전에 민간 입양기관에서 이미 결연이 이뤄져 이후 법원 허가를 받은 사례다. 공적입양체계 시행 이후 보호대상 아동 가운데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행 전 민간 입양기관에 신청한 예비 양부모 일부가 대기 중이지만, 현재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돼 결연을 기다리는 아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민간 입양기관이 맡아온 입양 절차 전반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공적입양체계를 도입했다. 해외입양 과정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던 만큼 국내 보호를 우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어 지난해 말 발표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통해 2029년까지 해외입양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입양 연구자인 신필식 박사는 공적체계 전환의 큰 목적이 원가족 보호와 국내 입양 체계 개선을 우선하고 해외입양 필요성을 공적 체계 안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새로 해외입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아동이 1년간 없었다는 것은 국내 보호체계 안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정부 판단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해외입양 0건이라는 수치만으로 공적입양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해외입양 중단으로 '고아 수출국' 오명에서 벗어난 결과는 얻었지만, 규범이나 관행 변화보다 행정·제도적 개입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입양 감소가 국내입양 증가로 자동 연결되지 않아 보호기관에 머무는 아동이 늘어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아동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키울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신필식 박사도 보호 필요 아동 규모가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이 다시 해외입양을 시작한다면 200명 내외 아동조차 국내에서 보호할 능력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며, 국내 입양과 원가족 복귀, 위탁가정 등 국내 아동보호체계를 통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