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보도 책임 문턱 높아져…하급심 판결 변화
핵심 요약
공인 관련 보도에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법리가 하급심에서 강화됐다. 2016년 이후 공인의 명예훼손 소송 승소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연구진은 명확한 공인 판단 기준과 플랫폼 전반에 적용할 보도 준칙 마련을 제안했다.
공인을 다룬 언론 보도에 일반인보다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법리가 최근 하급심 재판에서 한층 적극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권태상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법학원 학술지 ‘저스티스’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공인 관련 보도의 위법성 판단 기준과 명예훼손 소송 결과를 실증적으로 살폈다.
분석 결과 명예훼손 소송에서 공인의 승소율은 일반 사인보다 낮았고, 2016년 이후에는 하급심에서 공인 보도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적극적으로 인정되면서 승소율이 계속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언론 보도에 대한 사법적 보호 범위가 넓어진 결과로 해석했다. 다만 보도의 적법성은 공인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공익성, 내용과 전달 방식, 정보원의 신뢰성, 긴급성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정리했다.
연구진은 공인을 사회적 지위와 역할, 영향력에 비춰 언론이 보도할 공익적 필요가 큰 사람으로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본인이 공적 영역에 나선 정도를 뜻하는 자발성, 사회적 의사결정과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공공성, 영향력과 대중의 관심을 아우르는 유명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공인성이 강할수록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범위는 넓어지고 인격권이 제한되는 폭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자리 잡은 ‘악의성 법리’도 공인 보도의 책임 범위를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확인됐다. 공직자 등 공인을 비판한 보도가 악의적이거나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명예훼손 책임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연구진은 공인 개념과 판단 기준을 명료하게 정립한 뒤 언론이 활용할 수 있는 ‘공인 보도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준칙은 기존 언론뿐 아니라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는 사실 보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