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속에서 로봇 꿈 키운 우크라이나 학생들
핵심 요약
우크라이나 국가 로봇대회 우승자 안나와 올레스가 서울의 국제 대회에 참가했다. 두 학생은 공습과 대피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직접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안나는 생활을 돕는 기술을, 올레스는 르비우 거리를 청소하는 로봇을 꿈꾸고 있다.
우크라이나 청소년 로봇대회에서 우승한 안나 티엘리히나(14)와 올레스 레티타(12)가 서울에서 열린 국제 프로그래밍 로봇 챌린지에 참가했다. 안나는 설계부터 조립까지 직접 맡아 미로에서 상자를 찾아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로봇을 만들었다. 로봇은 차체의 옆면과 바닥에 설치된 센서 5개로 목표물을 찾고, 팔로 상자를 들어 정확한 위치에 내려놓는다.
안나의 로봇은 예선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현장에서 이동 경로를 프로그래밍한 뒤 첫 경기에서 발견한 오류를 신속히 고쳐 두 번째 경기의 주행 성능을 높였다. 올레스는 조이스틱으로 원격 조종해 주사위를 집어 표적을 향해 발사하는 로봇을 제작했다. 방과 후부터 저녁 식사 전까지 설계에 매달려 초기 구상을 여러 차례 수정했고, 완성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안나는 지난해 7학년 때 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고, 재능을 알아본 교사의 소개로 외부 전문 강사에게 지도를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첫 출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우크라이나 국가 예선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됐다. 올레스는 지난해 형이 우크라이나 예선을 통과해 한국에 다녀온 일을 계기로 로봇 제작을 시작했다. 두 학생의 가족은 국가대표로 실력을 펼칠 기회라며 한국행을 격려했다.
로봇 제작 과정은 전쟁의 위협과 맞물려 있었다. 공습경보가 거의 매일 울려 드론 경보 때는 창문에서 떨어진 복도로, 미사일 경보 때는 가족과 지하 대피소로 이동해야 했다. 올레스는 친구들과 놀던 중 샤헤드 드론이 머리 위를 지나 인근 건물에 충돌한 순간도 겪었다. 폐쇄된 우크라이나 영공 탓에 두 학생은 육로로 폴란드에 간 뒤 베이징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안나는 생활에 도움을 주는 로봇과 앱을 만드는 엔지니어 또는 프로그래머를, 올레스는 고향 르비우의 거리를 청소하는 로봇 개발과 학업 지속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