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재원으로 떠오른 국민연금, 수익성 공방
핵심 요약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임대주택 리츠에 투자하는 구상이 정치권과 국민연금공단에서 제기됐다. 찬성 측은 주택 공급과 연금 수익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보지만, 반대 측은 기금 목적과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방안을 검토하거나 여당과 협의하지 않았으며 수익성과 안정성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민연금기금 일부를 공공임대주택 리츠에 투자하는 구상이 정치권과 국민연금공단에서 제기됐다. 장기 자금을 주택 건설의 마중물로 투입하고 임대 수익을 배당받아 공급 재원과 연금 수익을 함께 확보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의 노후자산을 주택정책에 활용하는 방식과 투자 수익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주재한 기획예산처·국토교통부 등 주택예산 관계 부처 연석간담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주택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청약통장 감소 등의 영향으로 주택도시기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장기 자금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리츠에 참여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투자자까지 유치해 주택을 공급하자는 구상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지난 6월 수익성을 전제로 한 국내 주거용 부동산 투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투자 찬성론은 높은 주거비 부담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장기적으로 노후 생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김재현 상명대 교수는 연금의 약 1%를 활용하는 수준은 과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시장 참여 방식이 핵심이며, 리츠 구조라면 국민연금의 수익성·안정성·공공성 원칙에 부합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반대 측은 청년·주택 사업을 재정으로 해결해야 하며, 소유자와 노후 보장이라는 목적이 명확한 기금을 정책 수단으로 쓰는 것은 운용 규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에서 12년간 자산배분 업무를 맡았던 배재현 프리즘투자자문 상무가 이런 입장을 밝혔다. 정부 안에서도 국민연금 투자를 유치하려면 연 7~8%의 수익률이 필요하지만 공공임대주택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기금운용지침도 대체투자를 전통자산과 다른 위험·수익 특성을 활용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규정한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방안을 검토하거나 여당과 협의한 사실이 없고 수익성과 안정성이 최우선 원칙이라는 입장이며, 향후 검토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