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수형자 392명, VR로 피해자 공포 체험
핵심 요약
전국 9개 교정시설에서 고위험 수형자를 위한 VR 심리치료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392명이 참여했으며 서울남부심리치료센터에서는 성폭력·스토킹 사범 133명이 이수했다. VR 병행 집단은 인지 왜곡·공격성·공감 능력 지표에서 기존 치료 집단보다 큰 개선 폭을 보였다.
성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복역 중인 고위험 수형자가 가상현실에서 범행 상황과 피해자의 감정을 마주하는 심리치료가 전국 교정시설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난 2월 전국 9개 교정시설의 심리치료센터에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올해 상반기 수형자 392명이 참여했다. ‘N번방’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해자 한 명도 최근 교육을 이수했다.
프로그램은 데이팅 앱에서 알게 된 여성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한 뒤 이를 빌미로 영상을 보내라고 협박하는 상황처럼 실제 범행과 유사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VR 기기를 쓰면 360도로 구현된 공간에서 피해자의 표정과 불쾌감, 두려움을 확인하게 된다. 화면에 제시되는 질문에 답하면 피해자가 입은 상처뿐 아니라 범행이 가해자의 삶에 미친 결과까지 되짚도록 설계됐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서울남부심리치료센터에서는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수도권 교정시설에서 복역하는 성폭력·스토킹 사범 133명이 과정을 마쳤다. 대상은 형이 확정된 성폭력·스토킹·아동학대·가정폭력 수형자 중 재범 위험성이 높거나 가학·변태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사람이다. 성폭력 사범에게는 왜곡된 성 인식과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스토킹 사범에게는 관계 독점 욕구와 강제적 유대 형성 심리를 바로잡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치료에는 3차원 영상과 애니메이션이 활용됐지만 몰입감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효과 분석에서는 기존 심리치료와 VR 치료를 함께 받은 수형자가 인지 왜곡 개선, 공격성 감소, 공감 능력 향상 지표에서 더 큰 변화를 보였다. 성폭력 사범의 경우 기존 치료 집단의 세 지표는 2.4~9.0% 개선됐고, VR 병행 집단은 13.9~18.1% 향상됐다. 생생한 장면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기가 부끄럽고 힘들었다는 참여자의 반응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