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고액 마이너스통장만 증가…대출시장 양극화 심화
핵심 요약
대출 규제 강화로 마이너스통장 전체 계좌 수는 감소했지만, 한도 2억원 이상 초고액 계좌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고신용자 중심의 고액 한도 수요가 유지된 데다 증시 투자 자금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고액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도에 따른 대출 접근성 차별화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 강화 속에서도 한도 2억원 이상의 초고액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와 잔액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개설 계좌 수는 2022년 말 302만5602좌에서 올해 5월 말 268만3535좌로 11.3% 감소했다. 그러나 한도 2억원 이상 계좌는 같은 기간 1만9686좌에서 2만587좌로 4.6% 늘어 전 구간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한도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0만원 미만 계좌는 7.2%, 1000만~3000만원은 15.2%, 3000만~5000만원은 14.2%, 5000만~1억원은 6.2%, 1억~2억원은 4.5% 각각 줄었다. 반면 2억원 이상 구간의 대출잔액은 2022년 말 2조원에서 올해 5월 말 2조2000억원으로 늘어 시계열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022년 말 4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9조500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5월 말 41조4000억원으로 반등했는데, 이는 초고액 한도 계좌의 잔액 증가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액 한도 계좌의 비중도 확대됐다. 전체 마이너스통장에서 1억원 이상 한도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5.99%에서 지난해 말 6.57%로 높아졌고, 올해 5월 말에도 6.52%를 유지했다. 전체 계좌 수는 줄었지만 고액 한도 계좌의 비중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이는 강화된 대출 규제로 저신용·소액 차주의 신규 대출이 줄어든 반면,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한 고액 한도 수요는 유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증시 활황도 고액 마이너스통장 수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의 '2026년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은행권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전달보다 3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한국은행은 개인의 주식 투자 자금 수요 확대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시장도 신용도에 따라 접근성이 갈리는 모습”이라며 “우량 고객의 고액 한도 수요는 유지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