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건축기준 개편…욕조 허용·책상 의무 폐지
핵심 요약
정부가 고시원 방 안의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폐지하는 건축기준 개정을 추진한다. 2022년 고시원·고시텔 거주 가구는 약 15만8000가구로 주택 이외 거처 가구의 35.7%를 차지했다. 개정안은 8월 말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시행된다.
정부가 1인 가구의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은 고시원의 이용 실태를 반영해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을 손질한다. 국토교통부는 고시원 각 실에 욕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책상 등 학습 시설을 반드시 갖추도록 한 의무는 없애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했다. 안전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기준을 실제 이용 방식에 맞게 조정하려는 취지다.
고시원은 실질적으로 주거 시설로 이용되지만 법적으로는 주택이 아니라 건축법상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속하는 다중생활시설이다. 불특정 다수의 이용을 전제로 해 주택과 다른 규제를 적용받는다. 현행 기준에서는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 부스를 둘 수 있으나 취사 시설과 욕조는 설치할 수 없다. 개정안이 시행돼도 취사 시설 금지는 유지되며 욕조 제한과 학습 시설 의무만 바뀐다.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서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약 44만3000가구 가운데 고시원과 고시텔 거주 가구는 약 15만8000가구로 35.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고시원을 선택한 이유는 일자리나 학교와 가까워서가 69.1%로 가장 많았다. 더 저렴한 월세를 구하기 어려워서 32.9%,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서 29.3%, 독립된 개인 공간이 필요해서 28.8%가 뒤를 이었다. 이 문항은 중복응답이 가능했다.
학습보다 생활 편의와 비용, 입지가 주요 선택 기준으로 나타나면서 책상 설치 의무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개별 위생 시설을 원하는 수요도 확인됐다. 서울 중구의 한 40대 거주자는 월수입의 절반에 가까운 48만원을 방세로 내면서도, 더 싼 곳은 샤워실이나 화장실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 현재 고시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8월 말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